처음 우붓에 와서 이 향기를 만나기 위해 일부러 골목골목을 천천히 걸어 다녔어, 산들바람이 향기를 머금은 채 나에게 와주기를 바라면서. 이 향기의 출처는 주로 골목길 옆에 웅장하게 자라있는 프란기파니 나무의 꽃이거나 (우리는 주로 하와이안 플라워로 알고 있는데 여기에서는 프란기파니 꽃이라고 불러 나중에 이 꽃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보고 싶어) 골목골목 신을 위해 바쳐진, 꽃과 풀잎으로 만들어진 제물, '스크한 발리'에서 나기도 해, 그리고 그 앞에 피워놓은 향초에서 나는 경우도 많지. ('스크한 발리'에 대해서도 조금 이야기 해보고 싶은데. 이건 힌두 신을 위해 바쳐진 꽃 제물 같은거야. 프란기파니 꽃이 메인이 되고 '두빠'라는 잘 알려지지 않은 풀잎을 갈아 수북히 갈아 높은 것이랑 그걸 감싸고 있는 바나나 잎. 그 뿐 아니라 수박같이 달달한 과일도 조금 올라가고 발라의 주식 쌀도 조금 올라가 있지. 풍요롭고 향긋하면서도 매우 아름다운 꽃 접시 제물이 되는 거지)
빨강, 노랑, 주황, 초록 등 너무나 다양한 색의 꽃잎들이 있듯이, 그 향기도 너무나 다양한 것 같아. 다만 향기란 것이 보이지 않아서 어디에 있는지 알기가 어려워. 향기가 나에게 오면 나는 향기의 근원을 찾기 위해 한참을 두리번거려야 운 좋게 한두번씩 찾을 뿐, 대부분의 향기는 어디서 온 지 모른 채, 그리고 어디로 간지 모른 채 금방 왔다가 찾으려 하는 순간 사라져 버리기 일쑤야.
그렇게 우붓의 향기에 한창 빠져있을 때, 석양을 기다리며 골목골목을 산책하고 있었어. 그날따라 은은한 꽃향기가 계속 계속 나는 거야. 위를 바라봐도 프란기파니 나무는 보이지 않고, 향초나 꽃잎들도 보이지 않았지. 나는 꽃향기의 원인을 찾기 위해 몇시간을 이리저리 헤매고 다녔어. 발리의 흙이 특별한 향기 나는 것 같아서 흙으로 만든 벽에 코를 갖다 대기도 해보고, 바닥의 풀잎들에 코를 가까이 가져가 보고, 각종 나무와 주위에 보이는 모든 물건, 생명에게 가까이 코를 대보았어. 분명 향기가 진하게 날 것 같은데 코를 막상 갖다 데어도 향기는 그대로인 거야. 원인이 아닌거지. 그날따라 우붓 전체가 꽃향기로 가득한 것 같았지. 원인을 알 수는 없었지만 상관없었어, 그냥 너무 행복했어. 어디에서 나는 것이든 이곳 우붓의 향기였고 어디에 가든 아름다운 향기가 가득했지. 천국이 있다면 천국을 걷는 것처럼 산책을 하면서 발리의 향기에 대해 명상했어,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알게 되어 고맙다고, 아름다운 향기가 가득한 이곳에 오게 되어 너무 감사하다고.
그렇게 한참을 걷다가 저녁을 먹기 위해 간 식당에서 우붓 전체 향기의 원인을 찾았어. 내 귀 옆에 노랑색 프라망기니 꽃 하나가 꽃혀있는 거야. 귀 옆에 놓여진 꽃 하나가 온 세상을 향기 나는 곳으로 바꿔주었어. 이 꽃 하나에 난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하루를 보냈던 거지. 귀에서 꽃을 빼서 테이블 위해 올려놓은 다음 한참을 웃었어. 그렇게 고민해서 찾으려 했던 것이 바로 내 귀에 있었던 것이 너무 재미있었고, 이 하나의 꽃잎이 세상을 아름답게 보이게 한 것에 큰 감명을 받았지. .
처음엔 우붓의 프란기파니 꽃 색깔에 따른 향기를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전체 향기에 대한 이야기로 바뀌었네. 다음에 만나면 꽃 색깔과 향기에 대한 이야기를 꼭 하고 해주고 싶어.
#우붓 #우붓여행 #발리 #프란기파니 #하와이안꽃 #향기



사진이 너무 좋네요 꽃향기가 나는거같아요ㅎㅎ
답글삭제이 갬성 어쩔꺼에요!! 발리에서, 우붓에서 귀에 꽃을 꼽고 있는 발리니즈 남녀노소를 볼 때 너무 사랑스럽고 아름다워서 눈을 뗴지 못하곤 했는데, 그곳을 찾은 여행자들도 누구나 꽃을 꽂고 다니는 거야. 난 나름 거주자로서(?) 그 모습도 정말 너무 이뻐서 볼때마다 웃음이 나고 행복했어. '세상은 하나이고, 세상은 싱글 플라워다!'라고 말씀하신 숭산스님 말씀이 우린 하나의 꽃이고, 우붓은 발리는 꽃으로 하나가 되는 곳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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